설렁 읽기

헌옷가게 문양첩 _ 하츠 아키코

자몽도넛 2018. 8. 8. 09:00

세상이 가르쳐준 비밀의 작가인 하츠 아키코가 신작을 연재하고 있고,

정발본이 나왔는데 챙겨봐주는 게 인지상정 아니겠는가.

이런 말을 하기에는 사두고 한참동안 보지 않긴 했지만. 최근에 너무 더워서

의욕이 없었다. 좀 전에 비가 내리는데 문득 읽고 싶어져서 후다닥 다운받아서

읽었다. 비 오는 날 괜찮은 만화를 선택한 나, 칭찬한다!

요즘 만화는 이북을 많이 본다. 가끔 종이책을 사기도 하지만, 종이책을

사서 읽다가 이북을 구입하면 즉각 되팔고 있다. 이 책도 이북으로 읽었다.

 

백귀야행이랑 세상이 가르쳐준 비밀은 상당히 다르기는 하지만 세트로 읽고 있다.

그림체도 다르고, 분위기도 전혀 다른데 백귀야행을 읽으면 세상이 가르쳐준 비밀

궁금하고, ‘세상비밀신작소식을 들으면 백귀야행신작 정보도 찾아보게 된다.

그게 꽤 오래 반복되다보니 어느새 이 둘을 한 세트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슬슬 새 권이 나올 때가 되지않았나 싶으면 그맘때 딱 등장해서 꽤 오랫동안

챙겨보고 있는, 그 세트에 헌옷가게 문양첩이 추가되지 않을까 싶다.

 

일단 그림체는 세상이 가르쳐준 비밀과 비슷하다. 같은 얼굴인데, 어쨌든 다른 존재.

한 작가의 다른 시리즈물을 볼 때면 이건 평행우주와 비슷한거야라고 중얼거리게 된다.

이번에도 비슷한 생각을 했고. 얘네들은 다른 우주 속에서 살고있는거라고 정리했다.

뭐 그래도 괜찮다. 나는 재미만 있으면 닮은 얼굴 정도는 훌쩍 뛰어넘는 부류이니까.

 

캐릭터 얼굴은 비슷하지만 내용과 분위기가 다르고 헌옷이라는 소재로 특화되어 있어서

세상비밀과는 차별화되고 그래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외할머니의 기모노를 받게 된 이토코가 그 옷을 처분하기 위해 헌옷가게에

가는 것을 시작으로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따스하게 그리고 있다.

인간이 갈 수 없는 헌옷가게인데 그곳과 연을 맺게 된 이토코는 여러 벌의

기모노와 여러 종류의 사람들을 이 가게로 안내한다. 그리고 거기에서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헌옷과 오래된 기억이 모여드는 그 헌옷가게는

미스테리한 헌옷가게 점주와 점원까지 더해져 신비로움을 자아내고 있다.

세상이 가르쳐준 비밀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마지막 페이지 즈음에 나오는 하츠 아키코의 글을 재미있게 읽고 있는데,

이 만화에서도 작가의 근황(조금 오래전이지만)과 이 시리즈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보게 돼서 반갑기도 했다. 어쩐지 세상이 가르쳐준 비밀도 다시 보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