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렁 읽기

나답게, 마흔 _ 야나기사와 고노미

자몽도넛 2018. 11. 26. 09:00

마흔이 아니더라도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라이프 스타일 제안서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설렁 설렁 넘기다가 나에게도 유용하겠다 싶은 것을 낚아채면 된다.

 

이 책에서 내가 건져올린 팁은 그것. 아침에 계획표 짜기. 45분 일/ 15분 휴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3시간 세트를

활용해서 그날 해야할 일의 대부분을 마쳐놓을 것. 무라카미 하루키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규칙적 시간 활용의

중요성에 대해서 설파하고 있지만, 나는 아침시간을 곧잘 낭비하곤 했었다.

이 책에서 본 활용팁을 적극 도입해서 새해가 되기 전에 올해가 새로 시작될 때 다짐했던 것들을 미친 듯이 해치워야

겠다고 다짐해본다. 원래 일을 미루는 사람의 최후의 이러하다. 11월이 되면 갑자기 조급해지고 해야 할 것들이

소나기처럼 들이닥친다. 진작에 하지 그랬냐...고 생각하지만 이미 늦었다. 지금부터 잘 해야한다. 내일부터는 아침

시간을 금과옥조마냥 낭비없이 다루리라.

이러면서 내일 홀랑 놀러가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어플에서 미세먼지 수치를 확인하고 날씨가 좋을라치면 신이 나서

어쩔줄을 몰라하며 밖으로 뛰쳐나가버리니까. 날이 아무리 좋아도 꾹 참고, 그동안의 게으름을 보상하겠다는 자세로

2018년의 마지막 남은 날들을 하루하루 귀하게 보내봐야 겠다.

 

그리고 또 하나 있다면, 그것. 원데이 클래스를 이용하라는 것. 그리고 선생님은 매우매우 중요하다는 것.

이렇게 공감되는 조언이 또 어디에 있을까. 취미를 시작할 때 선생님과 마음이 맞아 수업이 좋았던 경우는 정말 적은

수였다. 대체로 나와는 맞지 않는 선생님이었고, 좋지 않은 선생님을 만날 때도 있었다. 그러다보면 의욕이나 열정도

금새 식어버렸고. 선생님을 탓하는 것만은 아니지만 선생님은 몹시 중요하다는 것만큼은 사실이다. 그러니까 가르침을

줄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 작가가 조언한대로 원데이 클레스를 적극 활용해야 겠다고 마음 먹었다. 일단 제일 좋은

교습소에 찾아가야 되려나.

그러고보니 최근에는 뭔가 배우고자 할 때 유튜브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의 지식과 경험을 나눠받고 있다보니 취미를

확장하기 위해 학원을 찾아다니는 일이 확연히 줄어든 것 같다. 스트레칭도 유튜브로, 종이접기도 유튜브로, 매듭짓는

법도 이걸로 배우고 있는 중이다. 요즘은 유튜브 자체가 내 선생님이다. 신통방통 재주도 많은 수많은 사람들을 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니 멋진 일이다.

 

그 외에도 아플 땐 삼계탕이라던가, 손님 초대에는 역시 외식이라는 것을 배웠다. 채소스프를 만들어두면 일주일 동안

든든하게 언제든지 귀찮음으로 식사를 포기하는 나를 구해낼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생활 속의 소소하지만 실용적이 팁을 알려주고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역시 제목에 마흔이 왜 들어가는지 알 수 없고 이해도 되지 않지만. 뭐 모든 걸 이해해야 되는 것도 아니니까.

이 책을 읽은 시간보다 나이로 인한 차별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훨씬 길었던 것 같다. 실제로 나이로 인한 차별은

존재하고, 거기에는 남녀도 없고 동서고금도 없으니까. 그 속에서 언제까지 그다지 성장하지도 않고 별로 어른스러워

지지도 않을것만 같은 나는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봤었다. 뭐 어쩌겠는가. 그냥 나로 사는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