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렁 읽기

섹시함은 분만실에 두고 왔습니다 _ 야마다 모모코

자몽도넛 2018. 8. 14. 09:00

유머가 없는 부분이 없는 책이다.

 

모모코 작가는 모든 곳에서 유머와 웃음을 발견한다.

그 희화화의 대상은 대체로 자신. 일단은 재간있는 글과 그림에 웃기기는 한데,

그 모든 게 출산, 육아로 인한 상황인지라 대체로 힘듬과 고단함이 녹아있다.

출산과 육아는 인생의 터닝포인트라는 것을 보여주는 한 권의 책.

새로운 상황과 사건들을 겪으면서 성장하는 모모코 작가의

수많은 변화들에 대한 기록이다.

 

분만실에서 내려놔야 했던 섹시함은 생애 최고의 사랑으로 교환되었다.

아기에 관련된 에피소드에서는 사랑이 넘실넘실 보여진다.

아이 발바닥으로 마사지를 하고, 자신의 턱을 닮을까 걱정도 하지만

세상에서 제일 예쁜 아이와 함께 지내는 시간들로 가득하다.

아이를 처음 만나서 처음으로 찍은 투샷에서 작은 절망감을 느낀 순간부터

다시 출근을 앞두고 아이의 유아원 적응 훈련기간에 찹착한 마음을

숨길 수 없는 순간까지의 아이와 함께한 시간들은 그림과 글로 기록되었고 

그 그림들이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졌다.

육아를 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공감과 웃음,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임신과 출산의 일상 모습을 알려준다.

 

모모코 작가가 출산을 할 때 남편 히데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보며

, 아픈 건 자기가 아니라서 저런 소리를 하는거지? -.,-’

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다 읽고나서 지금 생각해보니

남편을 키운 건 팔할이 모모코 작가인 듯 하다.

첫만남은 바야흐로 10살이 되기 이전, 꼬맹이였던 히데의 옷을

강탈해서 그대로 사라진 어린이 모모코. 울면서 나풀나풀 치마를 입고

첩보전을 펼치며 집으로 돌아온 히데는 자라서

시부야던가? 사람 많은 길 한 복판에서 발냄새 난다고 소리지르고,

분만실에서 저런 소리를 하고, 모모코 몰래 아기에게 입뽀뽀를 하는 의심을 사는,

어쩐지 고양이와 류의 애정을 독차지해 모모코의 경쟁심을 북돋우는

어른 버전 히데가 되었다.

모모코 작가는 결혼으로 히데를 책임졌다는 인상이 강해진다.

 

 

한 컷의 그림과 짧지만 강렬한 글로 책 전체를 장식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