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황금식단 _ 김민지, 김미향
그 유명한 급식의 영양사님이 쓴 책.
이 책을 보면서 알게 되었다. 인터넷에서 급식 사진을 보면서
내가 알고 싶었던 건 레시피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진정 원한 건 레시피북보다는 영양사님이 만든 급식이었다.
이 책을 보면 볼수록 영양사님이 만든 급식이 먹고 싶어졌다.
물론 학교에는 절대 다시 가고 싶지 않다. 공부도 하고 싶지 않고,
십대로 돌아가라니, 절대 무리다.
돈을 주는 것도 아닌데 (실제로는 돈이 꽤 들지 않던가 )
매일 같은 이른 시간에 빼먹지 않고 학교에 갔다니 과거의 내가 장해진다.
그러고보면 싫은 녀석들도 잔뜩 있었는데. 좋은 녀석들만 있어도
오랜 시간동안 좁은 장소에서 함께 있으면 고문이다. 가끔 만나야 즐거운거지.
어려서 해낼 수 있었던 거 같다.
지금이라면...못 한다. 안 한다.
그냥 급식만 먹고 싶다. 삼시 세끼 급식 먹으면 정말 좋을 거 같다.
게다가 이 레시피 북에 실려있는 것처럼 영양만점에 맛까지 있는 음식이면
더 좋지 않은가! 간식도 주고, 중간중간에 커피랑 홍차도 먹여주려나.
티타임, 커피 브레이크!! 곁들음 간식으로는 단 거, 달고 엄청 맛있는 거!
이 책을 들여다보는 시간보다 어떻게 하면 영양, 위생관리가 철저하고
영양사님이 만드신 것 같은 맛있는 식사를 삼시세끼 먹을 수 있는가에 대한
잔머리를 굴리는 시간이 훨씬 더 길었던 것 같다.
요리에 대한 의욕보다는 급식을 먹고 싶다는 강렬한 열망에 사로잡히게 되는 책.
여름이라 요리에 대한 의욕이 급감했었다. 그래서일거다.
이 책을 보면서 만들고 싶다기보다는 이 급식을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건. 이 사라진 레시피 활용에 대한 탐구심이 찬바람이 불면
돌아올런지는 모르겠다. 지금 기분으로는, 영원히 사라진 것만 같지만.
가을이 되고 맛있는 재료들이 나타나면 또 모른다. 사라진 요리 의욕이 되살아날지.
그렇다면 이 책에 나와있는 음식 몇 가지를 만들어 보고 싶다.
밖에서 사 먹는 것도 이제는 맛도 그냥저냥이고, 이런 저런 위생 문제로 뉴스에서
익숙한 상호를 발견하는 것도 괴롭다. 게다가 실제로 탈이 날 때가 가끔 있어서
밖에서 조리한 음식을 선택할 때 신중해지고 있는 게 몹시 귀찮다.
그래놀라와 레토르트로 이 여름을 함께 보냈지만, 이게 언제까지 계속될 수는 없는거고.
스피디하면서 영양까지 생각할 수 있는 조리법과 영양섭취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요즘 이 관점에서 요리책을 제법 찾아보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이 책도 만났고.
멋진 걸 찾아내서 멀리널리 소문내야겠다. 좋은 건 함께 해야 즐거우니까.
간단하면서 심플하고 영양이 충분하면서 설거지도 적은 그런 거,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