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루캠△ _ AFRO
이 책을 읽고나서 유심히 캠핑용품을 살피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꽤 재미있었다. 다채롭고 가볍고 재미있는 용품들이 잔뜩이라 한참을 구경했었다.
캠핑에는 도통 관심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나와는 상관없는 야외생활일 뿐이었는데.
나 혼자 캠핑을 좋아하는 린은 캠핑을 갔던 곳에서 추운 날씨에 쓰러져 자고 있는
희한한 사람을 발견하게 된다. 후지산을 보러왔다가 날이 어두워졌는데
어두운 곳은 짧은 거리도 혼자 내려갈 수 없는 쫄보인데다, 막 이사를 온터라
집전화번호도, 심지어 자신의 전화번호도 몰라서 울고있는 바보를 주워서
컵라면을 하나 끓여먹인다. 그 아이가 나데시코였다.
이 강렬한 첫만남으로 캠핑의 매력을 발견한 나데시코는 전학한 학교에서
‘야클’이라는 캠핑서클을 찾아낸다. 치아키와 아오이 단 두 명이었던 서클은
4명이 되어 커다란 부실을 쟁취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나데시코를 전격 환영하며
받아들인다. 알고보니 그 학교에 린도 다니고 있었다고 기본설정이 되어있다.
나 혼자 캠핑을 즐기는 린보다 여러명임에도 야클 멤버들은 어쩐지 어설퍼 보인다.
지식은 캠핑 잡지와 구글로 익히고, 서클활동으로 낙엽을 박박 긁어 모아서
커피를 끓여마시는 것이 캠핑 경험의 거의 전부였던 이들이니 어쩔 수 없는 것일까.
그런 그들이 새로운 부원을 맞이하여 전격 야외캠핑에 도전하기로 한다.
그 준비과정에서 캠핑 정보들이 샤르륵 방출되는데, 린이 알려주는 캠핑 꿀팁과
합쳐져서 캠핑정보를 꽤 쏠쏠하게 풀어놓는다. 캠핑 지식이 거의 없는 입장에서는
몹시 흥미롭다. 솔방울로 불을 피운다던가, 침낭에도 꽤 여러 종류가 있다는 것,
캠핑 용품의 세계는 어마무시하다는 것을 톡톡 알려주며 캠핑의 매력으로
책을 읽는 사람을 끌어들인다. 나같은 사람에게도 충분히 그랬다.
나같은 사람이란 캠핑을 갈 생각도 없고, 앞으로도 갈 생각은 그다지 없지만
캠핑 도구 구경하는 건 재미있으니까 캠핑을 갈 기회가 생긴다면 전력으로
도망치는 것만큼은 하지 않겠다는 생각하는 부류, 즉 캠핑에 대한 경험치가
전무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인 나라도 이 책은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