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_ 사사키 후미오
미니멀 시작하거나 집 정리하신 분들은 많이 읽었으리라.
사사키 후미오의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ぼくたちに、もうモノは必要ない가 원래 제목이고,
미국에서는 Goodbye, Things란 이름으로 출간되었다.
물건을 여기까지 버릴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작가이다.
제목 그대로다. 이 작가는 집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는 수준까지로 짐을 줄였다.
방송에도 꽤 출연해서 이 사람의 집을 영상으로 본 적이 있었는데, 집에 짐이 정말 없더라.
생활감이 없을 정도로 물건이 없는 집에서 먹고, 자고,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필요한 건 다 있더라고. 모카포트도 있고, 수건도 있고, 아이폰도 있고.
이사를 할 때도 평소와 똑같이 일어나서 종이박스 하나 쓰지 않고 2시간 만에 이사를
마쳤단다. 이사에 대한 부담을 전혀 느끼지 않는 듯 했고, 주거지에 대해서 자유로워졌다는
게 책 곳곳에서 느껴진다. 집을 더욱 줄일 생각이고, 앞으로 어디에든지 갈 수 있는 새와 같은
상태라는 메시지를 책 전반에 걸쳐 여러 번 말하고 있으니까.
이 책은 물건을 버리는 것에 대해서 거부감이 있지만 정리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사람이
읽으면 필요한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정리를 하는데는 일단 버리는 게 필요한데,
버리는 것 자체가 익숙하지 않으면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이 책은 여기까지 버려도 된다고, 버려도 큰 일이 일어나지 않고 오히려 이전보다
더 행복해졌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조금 용기를 내보고 싶어진다. 어디 한번 해볼까 하고.
물건을 버려도 된다는 것을 책에서 꽤 많은 페이지를 할애해서 설득하고 있고,
가지고 있던 것을 몽땅 정리한 다음에 자신의 삶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도 자세하게 알려주고
있어서 물건더미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면 좋을 거 같다.
저 정도로 버리지 않아도 된다. 다만 물건으로 받는 스트레스라는 게 정말 존재한다.
그게 스트레스였다는 것은 물건을 버리고나서 자각하는 종류라서, 그 이전에는 생활 속의
피로로 모습을 나타낸다. 집이 편하지 않고, 몸이 찌뿌둥하고, 어쩐지 이게 아닌 것 같고.
갖가지 모양새로 시그널이 나타나는데, 물건을 정리하기 전에는 그게 물건 때문이라는 것을
인식하지도 못한 채 질질 끌려가기가 쉽다.
내가 그랬었다. 내가 집으로 삼고 있는 곳에서 답답함을 느꼈다. 이유는 알 수 없었는데,
미니멀을 시작하고 물건이 줄어들면서 영문몰랐던 답답함도 희석되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있다면 소유하고 있는 물건을 정리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일단 쓰레기를 버리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그 이후에는 어떻게든 굴러가게 마련이다.
이걸 이제까지 이고지고 고생스럽게 살았구나 싶은 물건을 그 다음으로 정리하면 된다.
그렇게 차근차근 하다보면 자신의 마음이 좀 더 선명하게 보인다. 그때부터는 자신의 뜻이
이끄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된다.
사사키 후미오의 경우 5일 정도면 집은 자신의 집만큼 정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첫째날은 쓰레기를 버리고, 책이나 물건은 대거 매입 거래를 하고, 가구나 가전에 스티커를
붙여서 내놓고 그럼 끝!
하지만 그마저도 저만큼 물건을 줄이는데 5일이 걸린 게 아니었다.
2년 정도 시간이 걸렸다고 하니까. 물건을 정리하기로 마음을 먹는데 그 정도 시간이 걸렸을거다.
이미 소유하고 있는 물건들은 어쨌거나 자신이 좋아했고 선택한 것들이다. 좋아하는 것이
얼마만큼 지속되는냐의 문제이긴 하지만. 먼지가 쌓이고나 박스에 들어있거나 존재마저 잊은
물건들은 이미 거기에 대한 애정이 처음같지 않다는 것에 대한 반증이다. 그런 물건들을
누구나 상당히 많이 가지고 있지 않은가. 버리기도 어렵고 망설여지지만 정작 쓰지 않는 것들.
그 물건들을 다시 들여다보고 감정을 정리하지 않는다면 버리는 것은 결코 시작되지 않을 것이다.
너무 많은 물건을 갖게 되면 새로운 두근거림이 찾아오지 않는다. 설레임을 포착할만큼의
예민하지 않은 상태가 되어서일까. 피로감에 만사 귀찮아져서 이래도 저래도 아무 상관없어지는
것일까. 좋아하는 거든 뭐든 만사 귀찮아진다. 하지만 이상한게 오히려 속기 쉬운 상태가 되고만다.
광고나 디스플레이된 타인의 반짝이는 감각이 내것인 설레임으로 순간적으로 착각하게 되는
경우는 꽤나 많으니까. 그리고 그렇게 그렇게 물건은 쌓이게 된다. 물건은 더더 늘어나게 된다.
이것도 내 이야기.
그 연쇄고리를 끊는데 이 책을 비롯하여 여러 권의 미니멀 관련 책들이 도움이 되었다.
지금은 타인의 취향을 나의 것으로 착각하지 않는 단계에는 이르렀다. 여기까지 오는데
꽤나 시간이 걸렸다. 사사키 후미오가 말한 5일만에 집 전체 몽땅 정리는 실제로 가능하다.
물리적으로, 이론적으로. 하지만 현실에서 정리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 유효한 이론이
아니다. 저건 그냥 무한동력같은거다. 있을 수 있을 거 같은데, 불가능한 영역이랄까.
특히나 정리를 처음으로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무리하면 할 수도 있겠지만, 물건에 대한
마음을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과정이 없으면 다시 되돌아가기 쉽다.
이 세상에는 반짝이는 유혹이 너무나도 많으니까. 그 매력적인 유혹을 떨쳐낼만큼의 체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가졌던 물건들과 내 취향을 다시 한번 정리해서 들여다 볼 시간이
필요하다. 그게 개인마다 시간이 다를 것이다.
미니멀을 강권하고 싶지 않다. 이대로 행복하다면 물건이 아무리 많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집이나 사무실이나 자신이 주로 생활하는 공간에서 불편함이나 개운하지 않은 감각이
느껴진다면 미니멀까지는 아니더라도 정리가 필요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방법론을 알려주는 책이 미니멀 관련 책들이다. 나 역시 도움을 많이 받았다.
다른 사람들도 멀리 돌아가지 말고 책 몇 권 정도 읽어보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서
시작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 시행착오와 헤매는 것은 줄이면 줄일수록 좋으거니까.
수고를 줄인만큼 그것을 발판으로 더 멋진 발견을 하고 그것을 공유하면 앞으로
더더 멋진 방법들이 차곡차곡 쌓이게 되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더욱 많은 사람들이 쾌적하고 상쾌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그 속에서 살아가는 나! 멋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