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렁 읽기

야마다와 7명의 마녀 1 _ 요시카와 미키

자몽도넛 2018. 9. 2. 12:00

뭐 재미있는 거 없나 이북목록을 뒤적뒤적하다가 발견했다.

야마다와 7명의 마녀. 제목이 내 취향이 전혀 아니다. 어째서 산거냐.

28권으로 완결이 난 만화의 1권을 왜 사놓았을까. 사려면 서너권 정도 채워둘

것이지. 1권만 달랑. 손가락이 미끄러져 구입한 것도 아닐테니 일단 읽어보았다.

 

설정은 이 만화의 출간년도를 확인했을 정도로 고전적이고 클래식하다.

맞다, 포장한거다. 이 책은 이미 오래전에 단물을 쪽 빨아먹힌 소재를 사용했다.

여고생과 남고생의 몸 바꾸기. 계단에서 미끄러져 떨어지면서 키스를 했고

몸이 바뀌었단다.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고릿적 설정이란 말인가!!

계단에서 떨어지면 죽거나 크게 다친다. 경상에 그쳤다하더라도 두 사람이

낙하하는 찰나에 입을 맞출 확률이 너무나도 희박하다. 아무리 만화라도 너무한다.

 

교내 양아치로 모두에게서 미움받고 있는 야마다와 인기많은 우등생 시라이시가

그 주인공들인데, 황당한 설정치고는 너무나도 침착하게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몸이 바뀌는 요인를 찾아내고, 그때 그때 필요에 따라서 몸을 바꿔 학교생활을

쾌적하게 변화시킨다. 평탄하게 학업에 열중하는 시라이시가 사실은 교내 폭력의

피해를 입고 있었고, 그것을 야마다가 개입해서 어쨌든 사태의 전환에 큰 도움을

주고 그 보답으로 퇴학직전의 야마다를 시라이시가 대리 시험으로 구해주는 식으로

서로에게 부족했던 부분을 메워주며 학교생활을 해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비밀은 오래가지 못했다. 1권 안에서 이미 누군가에게 들켜버리니까.

게다가 2명에게나. 그리고 몸을 바꾸는 시스템이 단지 시라이시와 야마다 사이에서만

작용하는 게 아니었다. 거기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2권부터 쭉 읽어봐야 알 것 같다.

코믹 판타지 교내 막장극이 되려나, 개인적으로 기대하고 있다. 7명의 마녀는 또 누구람.

 

작가의 전작을 찾아봤더니 건달군과 안경양이 있더라. 예전에, 진짜 오래전에 읽다가

그만 둔 책이라 멈칫했다. 야마다와 7명의 마녀도 여기에서 일찍 접을 것인가 고민하다

구글에 평을 찾아보기로 했다. 어라, 애니메이션화 된 적이 있다. 인기가 있었다는 것인가!

애니 이전에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단다. 그런데 평을 읽어보면서 이 책에 대한

마음 속의 거리감이 또렷해진다. 애니를 비롯해서 안 좋은 평이 있었는데, 일정 부분

공감했기 때문에 나는 1권에서 멈추려고 한다. 보통은 5권 정도는 더 읽어보는데

굳이 그래야 하나 싶다. 재미는 없지는 않은데 그 다음이 별로 궁금하지 않으니까.  

그냥 1권부터 취향인 책을 두 번, 세 번 읽으려고. 애니메이션도 챙겨보고. 그러려고 한다.

내 취향을 좀 더 확실하게 가닥을 잡는 계기가 되었고, 앞으로 취향이 아닌 책에

대처하는 방식을 정해두게 되었다는 점에서 이 책과 딱 좋은 시기에 만났던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