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렁 읽기

지금 나는 화창한 중년입니다 _ 사카이 준코

자몽도넛 2018. 9. 13. 09:00

'결혼의 재발견'이라는 책을 쓴 작가라서 읽어보게 되었다기 보다는,

책표지가 화사했다. 제목은 화창했고. 작가 소개에 '저도 중년은 처음입니다'라는

책 제목이 기억이 나서 일단 이것부터 읽어볼까하고 집어들었다.

그리고 후에 알았다. '결혼의 재발견'의 작가라는 것을.

이 책은 내가 존재를 알고 읽어보려고 시도했을 때 이미 판매중인 책이 아니라서

읽는 타이밍을 놓쳐서 아직 읽어보진 못했지만, 마케이누라는 어마어마한 말을

만들어내며 어쩐지 싱글여성들의 전령사같은 이미지라고 여기저기서 주워모은

조각정보를 바탕으로 상상했었다.

그리고 드디어 상상이 아닌 책으로 작가와 만날 수 있었다. 마케이누라는 말을

만들어내서 강단있고 전사같은 느낌이라고 막연히 상상했었는데 많이 달랐다.

차분하고 온화한 느낌이 더 강했다. 이사라던지 친구와의 일화라던지에 자신의

일상을 말하는 평범한 일본 에세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오히려 깜짝 놀랐던

부분은 치한을 만나고나서의 대응이랄까. 헉 했다. 친구들의 반응도 깜짝.

아무래도 내가 '결혼의 재발견'이란 책을 읽지 않아서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이 책을 읽었나보다. '결혼의 재발견'은 읽지 않을 예정이다. 이 책을 읽기도

했고, 이미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 그 당시와 지금은 다르니까.

막연한 환상을 말끔하게 정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잔잔하고 온화한 일본에세이를 읽는다는 기분으로 본다면 그럭저럭

재미있는 독서가 되지 않을까. 다음 번 이 작가의 책을 읽는다면 딱 그 정도의

기대로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