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자체가 오랜만에 읽는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더더욱 격조했다.

아, 그건 읽었구나. 잡화점에서 일어나는 판타지 미스터리.

 

히가시노 게이고가 연애소설이라니 이럴 줄 알았다. 이 사람 러브스토리를 말랑말랑하게 쓸 일이 없지 않은가.

일단 남자 등장인물들이 죄다 하자가 있다. 첫 에피소드부터 결혼식 날짜까지 잡아두고 바람피는 남자가 등장

한다. 바람피는 캐릭터가 하나만으로 부족한지 이 후에 한 명 더 나온다. 그냥 헤어지고 자유롭게 살면 되는

것이지, 왜 바람과 불륜을 지속하는 것일까? 욕심쟁이라서일까, 평범하게 심리적 결핍으로 인한 복잡한 이유가

있는 것일까. 이유가 있던 말던 상관없다. 히가시노 게이고도 이 책의 마지막 에피소드로 일축하고 있다.

사람 고쳐쓰는 거 아니라고. 처음으로 등장한 바람남은 마지막 꼭지에서도 등장해서 하찮은 짓을 하다가 들통이

난다. 자신의 분명한 과오를 반성하기는 커녕 구질구질하게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우스갯거리로 지껄여대는

캐릭터를 보니 이번에는 이혼을 당하겠구나 확신이 든다.

 

남자 등장인물이 몇 명이 된다고 그 중 두 명이 바람둥이인지. 게다가 나머지 한 바람둥이는 시종일관 아재개그를

한다. 아니다. 저건 아재개그를 넘었다. 할배개그였다. 히가시노 게이고가 언제적 히가시노 게이고인가, 그래 그럴

때가 되었지. 할배개그까지는 이해한다. 하지만 그 할배개그를 센스있다고 둥둥 치켜세워주는 건 역시나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게 센스있고 말재간이 좋은 것이라는 합의가 이 소설 전반에 깔려있었다. 소설 전반에 깔려

있으면 뭐하나. 읽는 내가 동의할 수 없는데다 눈살이 찌푸려지는데.

화장으로 칭찬하는 거 최악인데, 일본은 아닌가?! 무례와 유머의 경계에 국경과 시대는 없다고 믿고 있다. 저건

무례한 것이리라. 그런데 도대체 왜 저 노련한 작가는 저런 걸 넣어놓은거지?! 이제 서서히 그게 궁금해지기

시작하더라.

 

아니면 그것인가? 이건 히가시노 게이고가 자신의 주독자인 여성들에게 보내는 메세지가 아닐까?

바람이나 불륜을 피우는 남자들은 변변찮으니까 재빨리 정리하고 착실하고 제대로 된 사람을 사귀라는.

그러고보니 그런 메세지가 꽤나 많이 있었다. 한번 바람피면 계속 바람을 피운다는 둥 기타등등. 

 

음...이거인 모양이다! 이건 히가시노 게이고가 독자에게 주는 메시지.

사람 고쳐쓰지 말자. 집안에서 새는 바가지 바깥에서도 샌다. 이상한 놈이랑 만나면 같은 급이 된다.

겉만 멀쩡한 남자에게 현혹되면 구질구질한 기억이 생겨서 짜증난다?!

스키장에서 스치듯 만난 인연은 의심의 눈초리를 가지고 잘 살펴보자?!

아무리 생각해도 이게 이 책의 메세지인 거 같다. 맞다맞다!!

 

이 책은 연애소설이라기보다는 연애주의 소설이다. 연애경고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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