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사람인 작가가 프랑스에서 살면서 체감한 문화충격을

잔잔하고 소소하게 활자와 사진으로 옮긴 책이다.

 

내 방에도 쓰레기통이 없는데, 프랑스방에도 없나보다.

일본방에는 쓰레기통이 전부 있나? 라는 작은 궁금증이 생겼다.

 

이 책은 심플 라이프와 프랑스식 라이프 스타일이라는 두 가지 소재를 잘 꾸려내고 있다.

미니멀 라이프에 호다닥 빠져든 적 있다면

분명 이 책도 흐믓하고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타입의 책의 좋은 점은 내 생활을 환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너무나 당연하게 일상 속에 녹아 있어서 특별함도 이상함도 느낄 수 없는데,

가끔씩 이런 소재를 다룬 볼거리를 접하면서 '아, 이거  좀 이상했는데'

싶어진달까. 때로는 '바보짓 했구나' 싶을 때도 있고.

이번에도 비슷한 경험을 했고, 이 책에서 배운 새로운 걸 내 생활에 도입하기도 했다.

 

그 중 몇가지.

 

커피와 와인을 집에서 마시지 않는다는 것.

내가 사는 동네에 카페가 얼마나 많았던가. 집에서 커피를 마셔야 할 이유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게다가 내가 아닌 사람이 만들어 준 커피가 맛있기도 하고.

이 책을 읽은 이후에는 밖에서만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어서 커피도구도 곧 처분할 예정이다.

 

프랑스 가족이 일본에서 3주 체류 일정으로 여행했을 때, 4인 가족의 짐이 여행가방 하나라는 것을 보고

묘한 경쟁심에 불타오르고 있다. 나는 얼마만큼 줄일 수 있을까!

일주일 일정이라면, 한 달 일정이라면이라는 가정하에

조만간 짐싸기 시뮬레이션을 해 볼 예정이다.

 

꽃과 과일로 집안을 꾸민다는 게 좋았다. 꽃은 익숙했지만 과일로 집을 꾸밀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

초파리만 꼬일 뿐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하지만 과일도 꽃만큼 꽤 예쁘지 않은가.

식탁 위에 복숭아도 놓아뒀는데 정말 마음에 쏙 들었다. 가끔 꽃도 사야겠다.

 

더불어 물건을 아무데나 두는 너저분한 습관을 이참에 뜯어고칠 참이다.

대충 의자에 옷을 걸어두는 거, 바로 그것을 고칠 생각이다.

아름답지 않은 것을 참지 못하는 것에서 프랑스인의 감각이 길러지는 것이 아닐까,

라는 전제를 세우고 스스로를 키우며 관찰해봐야 겠다. 아름답지 않는 것을 참지 않기!

 

망설여질 때는 사지 않기’도 시도하고 있는 중이다.

쇼핑은 일기일회라고 하고, 망설임은 배송만 미룰 뻔이라고 했던가.

온갖 핑계를 대면서 무언가를 사들였던 과거의 나여, 이제는 안녕!

망설임이 한 톨도 없는 순간을 위해 자잘하고 쓸모없는 소비와는 헤어지겠다.  

 

사진 속의 빵이랑 과자가 맛있어 보인다. 당연하다, 프랑스니까.

비누도 예쁘고 다양했다. 좋은 비누 쓰면 행복감이 커지는데!

이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앞으론 맛있는 빵이랑 과자만 먹으며 살아야지 굳게 다짐했다. 이제까지 입맛의 허들을

낮춰서 아구아구 대충대충 먹어댔던 걸 반성했다. 맛있는 걸 먹여줬어야 했다.

비누도 좀 비싸서 대충 싼 거 사서 쓸까 망설였는데

'맛이 별로야'하면서 타협하며 사 먹던 빵, 과자 값을 줄여서 좋은 비누를 쓰는 게

생활 속의 행복감 증진을 위해서라도 좋지 않을까 싶었다.

좋은 것을 소량으로, 행복해지는 소비를 해야겠다.

 

 

생활에 이런저런 변화를 주는 계기가 되어서 즐거운 독서였다.

역시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건 여러모로 재미있다.

크고 작은 변화를 주면서 내가 내 삶을 더 좋아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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