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하고 밝고 소소하게 즐거운 매일을 살아가는 츠즈이씨의 이야기다.

동인녀라고 명백히 밝히고 있다. 덕질이 츠즈이씨의 삶에서 어떤 의미인지, 얼마만큼의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지

이 책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리고 이처럼 상큼하고 즐거운 덕질이라니! 

덕질의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는 공감과 폭소를, 덕질의 세계에 반보조차 들인 적이 없는 이들에게는 새로운 세계가

어떤 모습인지 알려줄 것이다.

 

 

내용 자체도 재미있었지만, 인상적이었던 것은 저만큼까지 추진력있고 끈기있게 해낼 수 있는 그 근성!

나는 이게 많이 부족하다. 부족한 점은 인정한다. '그릿'이라는 책을 새해가 되기 직전에 읽어봤었는데 그 책에서

제시하는 바람직하고 성공적인 인간상의 반대편에 내가 있더라고. 아하하.

그 그릿의 관점에서 본다면 츠즈이씨와 그 동료들은 과연 이상적인 인물들이다.

일단 그 일을 좋아하고, 그 일을 위해서 어떤 고난과 역경도 즐겁다. 과감한 결단력과 신속한 판단력 역시 작용한다.

그리고 동인녀 츠즈이씨가 1권 2권 3권이 나왔고. 이 책은 수많은 공감 속에서 인기를 얻어 결국 츠즈이씨는 성공을

거둔다. 그릿의 전형이다!!

 

 

물론 책 내용도 소소하고 재미있었지만. 하지만 굳이 이해하려고 애쓰지는 않고 있지만 어제 본 애니에 대해서 이이갸

하려는 친구에게 '잠깐'을 선언하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8번이나 보고 너무나 감화되서 여기에 대해 의견이 다를

경우에는 절친이라도 용서없이 주먹질을 하게 될지 모른다며 대화를 일시거부하는 내용이었다. 이 장면이 너무나 인상

적이었다. 일단 순식간에 8번을 봤다는 점? 다른 걸 8개는 볼 수 있어도 같은 걸 8번을 보다니 역시 나와는 다른 그릿의

전형이라며 감탄했다. 그리고 의견이 다를 때 그 의견을 지키기 위해 주먹질을 할 수 있다는 각오? 주먹질할 정도로

관철할 의견은 나에게는 없다. 그렇다고 뜻은 꺾진 않겠지만. 하지만 그럴 정도로 관철하고 싶은 무언가가 있다는 것

그것만큼은 대단한 거 같다. 그리고 더더욱 대단한 건 그게 친구에게 통했다는거다. 그 순간 모든 것을 알아차린 듯

일순 대화는 일시정지되었고 서로 시간을 갖기로 한다. 이 성숙한 교류방식이 너무나도 인상적이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츠즈이씨이기는한데, 츠즈이씨의 동료들이 없었더라면 이처럼 재미있지 않았으리라.

원피스에서 동료가 없다고 가정해봐라. 누가 보겠는가. 그것과 비슷하다. 츠즈이씨가 혼자서도 즐겁게 덕질을 하면서

지내지만 재미있는 걸 찾아내면 반드시 공유를 하고 동료들을 거기에 적극 응하며 판을 한껏 키운다. 그들의 창의력은

끝도 없이 이어질 것 같고 실행력은 엄청나다. 하루 밤을 꼬박 새고, 혼자라면 떠올리지도 못할 일들을 함께라며 생각해

내고 서로의 등을 토닥거려가며 앞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츠즈이씨와 친구가 애니 속의 축구부 매니저가 되었다는 걸

가정해서 소품을 만드는 장면이 나오는데 가히 인상적이다. 이제 적당히 타협하려는데 친구는 독려한다. 정말 매니저

였다면 이 정도에서 타협했겠냐고. 그 질책에 츠즈이씨는 반성하고 이상에 맞는 펠트조각을 찾아 상점가를 뒤진다.

그리고 역할에 몰입해서 그 과업을 해낸다. 그리고 그 과정이 엄청 즐거웠음은 당연하다.

 

 

동료가 친구가 필요한 이유는 바로 저 이유 때문이 아니겠는가 싶었다. 타인과 교류가 필요한 것도.

저토록 뜻이 맞는 이를 만나서 내가 생각도 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사고를 확대하고, 이정도에서 멈추고 싶은데 거기에서

한발 더 나가보라고 지지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건 멋진 일일테니까. 그리고 그렇게 보내는 시간이 꽤 즐거워 보였고.

덕질이라도 괜찮고, 덕질이 아니라도 상관없다. 무엇이 되었든 혼자서 묵묵히 나아가는 것도 필요하지만 뜻과 결이 비슷한

동료를 찾아서 때때로 함께 일부 구간을 걸업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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