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북 리더기를 구입하기 전 많이 망설였다. 주위에 물어봤는데 반응이 종이책보다

못하다는 평을 들었다.

그래, 그래?

나는 타인의 의견을 수렴하는 데 적극적이다.

그래서 호의적 의견을 찾아서 전자책과 이북리더기를 많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카페에 가입했다.

 

그리고 너무나도 마음에 쏙 드는 의견을 수도 없이 들을 수 있었고 이북리더기를

성공리에 구입하게 된다.

 

전세계의 새로운 기기 정보를 카페를 통해 거의 실시간으로 접하며 지금도

내 마음을 뒤흔들어 놓을 다음 기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북리더기를 구입할 예정이라면 관련 카페에 가입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많은 사람들이 있고, 다양한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고 있으니까.

게다가 이북을 구입할 수 있는 서점과 도서관 정보도 많으니까 쾌적한 이북리더기

생활을 위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정말 신세계였다. 이북리더기 영입 이전과 이후로 나의 독서생활은 달라졌다...

고 말하기에는 다른 여러가지 사건이 있긴 했다.

하지만 이북 리더기의 구입은 독서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사용했던 이북리더기는 2대였다. 모두 크레마 진영이었고, 현재는 1개의 기기만

보유 중이다. 이북 리더기를 이용한지는 18개월 정도.

현재도 매일 쓰고 있고, 애플에서 이북리더기를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 전격적으로

도입할 때까지는 쭉 함께 하기로 결정했을 정도로 나에게는 활용도 높은 전자기기다.

 

 

 

 

이북 리더기의 장점 (크레마의 장점)

 

1. 평소 독서량이 많고 종이책을 가방에 꼭꼭 가져다니는 사람이라면 이북리더기는

사야하는거다! 독서생활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며 업그레이드 시켜준다.

종이책보다 가벼운데, 종이책보다 비교할 수 없는 권수를 가지고 다닐 수 있다.

 

천 권의 책을 들고다닐 수 있다. 종이책을 가져다닐 때는 고심에 고심을 했었다.

무슨 책을 가져 나갈까 하고. 그리고 실제 가지고 나갔어도 다른 책이 읽고 싶어질 때

왠지 세상 억울했다. 눈물 날 정도. 종이책은 무겁단 말이다,

내가 조금만 더 강했으면 두 권 모두 가져나올 수 있었을텐데...라면서.

지금은 두 권이 문제겠는가. 전집을 들고 다니고 있다. 뿌듯하다.

이북리더기에 들어있는 책을 종이책이 차지하는 물리적인 무게와 부피로 생각해보면

행복감마저도 든다. 책을 많이 읽거나, 읽을 계획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북에 적응과정만

거치고 바로 구입하는 걸 권하고 싶다. 정말 좋으니까.

 

지하철에서 유유히 책을 읽을 수 있다. 타인이 내가 읽는 책의 정보를 껍데기로

알아채지 못한다는 장점을 덤으로 얻었다. 타인이 대체로 내가 무엇을 읽는지 전혀

신경쓰지 않는 걸 안다. 하지만 굳이? 내가 읽고 있는 책을 타인에게 알리고 싶지 않다.

게다가 자극적인 제목을 가진 평범한 책들이 꽤나 있지 않은가. 책껍데기 입히는 것도

한 두번이다. 북커버도 사용해봤지만 책 크기가 일정하지 않아서 사이즈별로 갖추지

않는 이상 모든 책을 커버하지 못한다.

 

 

와이파이가 되는 곳이라면 언제 어디에서든 다운받을 수 있다는 것도 놓칠 수 없는 점. 

천 권을 가지고 다녀도 여전히 읽고 싶은 다른 책이 생긴다는 건 신기한 경험이다.  

 

 

2. 읽고 싶을 책을 1분 내에 결제, 구입해서 다운까지 받을 수 있다.

택배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 바로 드림을 위해 교보문고를 들릴 필요도 없고.

구입하자마자 바로 다운로드해서 읽을 수 있다.

 

지금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으면 바로 먹어야 한다!!

내일까지 기다리면 그 아이스크림은 어제 그토록 간절이 원했던 그 아이스크림이

아니게 되지 않던가! 하겐다즈 녹차 초코바를 어제 밤부터 먹고 싶었지만 편의점까지

나가는데 귀찮아서 꾹 참아서 오늘 먹더라도 맛은 있겠지만 어제의 그 아이스크림은 아니다.

 

강렬한 열망이 사라지고 먹고야 말겠다는 집착만 남은 상태로 먹는 녹차 초코바는

역시나 즐거움이 반감된다. 물론 맛있기는 하겠지만. 물론 맛있다!

하지만 어제 먹었으면 더 즐거웠을 거 같다.

 

오늘 읽을 책을 내일로 미루지 않을 수 있다. 요즘은 당일배송이니까 몇 시간 이후로

미루지 않을 수 있다.

지금 당장 읽고 싶다는 맘 상태로 책을 읽었을 때 그 속도감과 감정의 소용돌이는

엄청난 장점이다. 물론 내일 읽어도 그 책은 흥미롭겠지만 그 감정 그대로를 유지한 채로

읽을 수 없다.

 

몰입의 파워가 감소한다. 돈주고도 살 수 없다는 몰입과 인내심 없음을 얻었다.

뭔가...큰 걸 잃은 거 같긴 한데 중요하지 않다.

 

택배로 물건을 구입하는 걸 줄이고 있는 중이었는데, 최후의 최후까지 책 택배가

줄지 않았었다. 그리고 전자책을 사서 보기 시작하면서 그 문제도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3. 눈이 편하다. 종이책만큼!

 

이건 비교해보면 바로 알아챌 수 있다. 리더기를 쓰다가 핸드폰이나 태블릿으로

전자책을 읽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눈의 피로도가 확실하게 높다.

 

기다리다보면 아이패드에서 전자책에 적합한 무언가를 짜잔하며 내줄 줄 알았다.

안 내줬다. 아직까지는 -.,-

언젠가를 위해 기다렸다니...그 언젠가가 언제인 줄 알고...안 만들어줄 지도 모르는데.

나도 못 믿는 마당에 애플을 믿었다니, 참 순진했다.

 

과거의 똥멍청이짓을 한 자신을 돌아보며 현재에도 똥멍청이 짓을 하고 있지 않은지

경계하고 있다. 애플이 눈 편하게 전자책을 읽을 수 있는 걸 만들어줄 때까지

리더기와 함께 룰루랄라 독서를 하라고 과거의 똥멍청이에게 말해주고 싶다.

눈이 편하면 많이 읽을 수 있단다, 과거의 나.

 

 

4.글씨크기 조절 가능

 

이거 정말 좋다. 내가 원하는 활자 크기와 형태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게!

기본적으로 내 맘대로 하는 걸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만큼 기쁜게 없다.

이거 살짝 살짝 조절하면 같은 책 여러번 읽어도 새로운 책을 읽는 기분이 든다.

 

 

5. 전자도서관 ... 이토록 멋진 일이!!

 

알아서 반납일에 가져간다. 이거 처음 접하고 감동의 눈물을 흘렸었다.

예약한 책도 알아서 내 서재에 쏙 넣어준다.

비 오는 날 도서반납하러 갔던 일이라던지, 예약이 밀려서 한참 못 빌리다가

읽고 싶었던 마음마저 깜빡 잊고 그 책의 존재조차 기억의 한 편에 묻어버렸다던지,

구매신청을 했는데 규정에 어긋나서 안된다고 해서 타 도서관에서 빌려오려는데

예약이 밀려서 도저히 기회가 오지 않았을 때라던지,

 

그간 종이책 도서관에서의 기억들이 문득문득 떠오른다.

특히 비 오는 날 도서반납은 ㅠㅠ

 

전자도서관 사랑한다. 많이 많이 사랑한다.

 

 

6. 오픈 서재/ 샌드 투 크레마

 

크레마를 구입한 서점 뿐만 아니라 다른 서점에서 구입한 책들도 이 기능을 통해

읽을 수 있다.

나는 사용하는 서점이 많다. 거의 모든 서점에 아이디가 있다.

종이책을 읽던 때부터 그랬는데 전자책으로 넘어온 때라도 특별히 다르지는 않다.

리디북스, 교보에도 전자책을 가지고 있는데 여기에서 구입한 책들도 어플을 깔면

바로 읽을 수 있다. 샌드 투 크레마 기능을 이용하면 크레마 진영이 아닌 서점도

쉽고 간편하게 어플을 설치할 수 있다.

 

 

7. 책을 많이 읽는다.

 

책을 읽는 시간도 늘고, 읽는 양도 늘었다. 엄청나게!!

매일 가져다닌다. 폰 놓고 나온 적은 있어도 이북리더기 떼놓고 다닌적은 없다.

여행도 갈 때도 챙겨갔다. 이 정도까지 찰싹 붙어다니다보니 A/S보내야 했을 때

그 공백을 견딜 수 없기도 했고, 마침 새기기가 나와서 좋은 핑계거리 삼아 두 번째

기기를 덜컥 들이기도 했다.

 

신문물, 새기계같은 걸 많이 많이 좋아해서 새로운 이북리더기 소식이 들릴때마다

마음이 몹시 흔들린다. 다른 사람들도 이러리라.

신문물은 좋아, 신문물 사랑해 모드가 되어버리는데다 금전적 여유까지 있다면

이북리더기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을 것 같다.

그 정도까지 돌진하지 않아서 다행히 2대에 그쳤지만, 솔직히 새 리더기가

나올 때마다 갖고 싶었다. 갖고 싶을 것이고. 스마트폰이랑 똑같은 매커니즘이다.  

 

 

 

 

 

이북 리더기의 단점

 

사랑하는 건 사랑하는 거고, 많이 좋아는 하지만!

그렇다고 완벽하지는 않다. 아쉬운 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

 

 

1. 약한 액정

 

제일 큰 건 설탕액정이라고 불릴만큼 약한 액정이다. 액정이 나가면 65천원이다,

라는 생각이 얘와 함께하는 동안 따라다닌다.

어느날 베개 밑으로 굴러들어가서 뽀각하는 날에는 다음날 울면서 일어나리라는 것도

늘 염두에 두고 있는 모양이다. 자기 전에 곱게 곱게 어딘가에 밀어놓는걸 보면.

종이책은 그냥 읽다가 철푸덕 잠들어도 상관없지만 이북리더기는 상관이 많다.

무척 위험한 행동이다.

 

이북 리더기가 들어있는 가방조차 함부로 하지 못한다. 가방이 툭하고라도 떨어트리면

기겁을 한다.

여행에 데려갔지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조심했었다. 내가 비행기도 태워줬다.

물건을 들고 다니는 걸 안 좋아해서 여행을 갈 때도 짐이 상당히 적은데

여행까지 데려간 거는 정말 특별대우를 한거다. 앞으로는 안 가져가겠지만.

일주일 이내의 여행이라면 스마트폰이면 충분한 듯. 1개월 이상의 장기여행이면

거기에서 새로 킨들 사야지. 랄라~!

그리고 여행지에서 먹통된 적이 있었다. 핀을 깜빡 잊고 가져가지 않아서 동공지진이

어떤 것인지 새벽 2시에 체험했다. 여행간다면 핀 꼭 챙기길!!

 

 

2. 과소비, 책 과소비

 

책을 많이 읽는 건 좋은데...좋은가? 잘 모르겠지만

그만큼 책을 많이 산다. 엄청 산다. 종이책은 물리적으로 그 존재가 확인되니까

이번 달에 이만큼 구입했으니까 당분간 자중하자...가 되는데

이북구입을 하는 나는 미쳐 날뛰는 한마리 망아지가 된 듯 했다.

자제도 없고 절제도 없고, 그저 지금 당장 읽고 싶다는 충동만이 남아서

날뛴다. 그리고 한번 읽은 책을 절대 여러번 읽게 되지 않는다.

왜냐면 세상은 넓고 읽고 싶은 책은 너무나도 많으니까.

다음 책으로, 다음 책으로 끝없이 나아간다. 어디까지 갈건지 스스로도 궁금할

정도였는데, 1년 정도 미친 기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 진정이 된다. 내 경우에는.

평생 읽을 책을 1년에 전부 구입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사람들이 말하지 않던가. 책에는 돈 아끼지 말라고.

이건 책을 많이 사서 쟁이는 사람들한테 해당 안되는 이야기라는 걸 명심하자.

이북 자체의 속성이다. 실물로 존재하지 않으니까 감이 잡히지 않고 보는 족족

갖고싶고, 사고싶어진다. 매일매일 새로 발견한 책들이 어찌 그렇게 갖고 싶었는지.

 

책 가계부를 한달동안 써봤는데 내가 산 건데도 결산하자마자 '미친!'이란 소리가 나왔었다.

 

평소 욕이나 험한 말을 거의 하지 않는데...

그냥 그런 말까지 할만큼 열정적이고 의욕적이지 않아서다. 다만 게으르기 때문에

하지 않는다. 욕에 에너지를 굳이 쓰고 싶지도 않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간적으로 튀어나왔다.

 

한동안 자제, 자제하고 하며 내 안의 미쳐 날뛰는 망아지를 토닥거리기도 했었다.

지금은 괜찮다. 그 시간들이 지나고 슬슬 읽으면 평생 읽을 책도 구입했고,

전자도서관도 있고, 이제 아마존으로 살살 이주해볼까 생각 중이기도 해서

요즘에는 꼭 읽고 싶은 책을 읽고 싶은 바로 그때에 구입해서 그때 즉시 읽는다.

경험을 통해 스스로를 강하게 키우는 나. 다른 동료들은 내 글을 바탕으로

저 지점으로 바로 갔으면 좋겠다. 그게 이 글을 쓰는 이유기도 하고.

읽고 싶은 책을 바로 그때 구입해서 즉시 읽는거다! 그날 바로!! 

 

얼마나 썼는지 확실하진 않지만...이북리더기를 사기 전에 아이패드 신제품을 사기 위한

돈이 있었는데, 새제품이 출시된 때 그 돈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더라.

근데 사라진 돈이 이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게...에휴

한 권씩 사다보면 세트를 사게되고, 서점에서 다채롭고 매력적인 할인행사에 홀랑홀랑

넘어가다보면 내가 겪은 일들을 그대로 반복하게 될지도 모른다. 조심해야 한다!

특히 이북 리더기 입문 1년차는 몹시 위험한 시기다. 하지만 즐겁기는 했다.

 

 

 

단점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북리더기가 좋다. 비록 내 안의 미쳐 날뛰는 망아지를

발견했지만...그건 이전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다.

다만 이북 리더기를 만난 그 당시에 극도로 활성화되었을 뿐.

그러고보니 불타올랐었다! 어쩐지 과거형!!

시간이 지나면 도서구입에도, 이북리더기에도 안정기가 온다.

 

이북리더기가 있기 이전의 독서생활보다 훨씬 쾌적하고 편하다.

 

독서가 이전과는 색감이나 질감이 달라진건 분명하다.

하지만 종이를 소비하고 않아도 책을 읽을 수 있어서 맘이 편한 것도 사실.

종이책도 많이 소유하게 되면서 이 부분도 꽤나 신경쓰였는데,

이북 리더기와 이북을 만나고 종이책이라는 형태를 벗어나면서 나에게 책은

활자와 그것이 내포하는 의미가 훨씬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다르지만 이 다른 색채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내가 이북리더기를 만나서의 변화라면 스마트폰을 만나고나서와 비슷하다.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새로운 기기가 나오면 두근두근하고,

없어도 살 수 있겠지만 아, 싫다. 생활의 불편함이고 뭐고 어쨌든 싫다!

 

종이책은 여전히 읽고 있다. 가끔씩 구입하고 있고, 대체로 도서관에서 빌려 읽기로

정해두었다. 공유와 연대가 가장 잘 실천되는 곳이지 않던가, 도서관.

종이책은 종이책 나름의 장점이 분명히 있다. 이건 이북이 아직까지 대체하지 못하는 영역.

나 역시 종이책이 가장 익숙한 책의 형태인데다, 책을 읽는 속도가 가장 빠르다. 이북은

절대 못 따라가지는 속도감이 여기에서는 가능하다. 게다가 앞으로 넘겨서 여러번 반복해서

읽는 경우, 종이책이 탁월하다. 다독을 하거나, 되돌아가며 독서를 해야만 한다면

종이책은 아직까지는 최고의 독서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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